"시크릿" 되새김질 (2)

2011/08/16 19:20 | Posted by Rkakd
이전에 작성해 두었던 글을 숙성 시킨 후에 다시 읽어 보면 스스로 부족함을 알게 됩니다. 

얼마 전, 친한 친구가 암이란 큰 병을 진단 받고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연락을 받았을 때, 제 심장이 평소 보다 더 갸날프게 진동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한 마디로 두려움에 사로 잡혀서 전율을 느꼈던 것이지요.

병문안을 갔을 때, 친구 침대의 한 켠에 놓여진 책이 바로 '시크릿' 이었습니다. 친구가 가져다 놓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긍정'의 에너지를 일깨우기 위해 가져다 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써 놓은 글을 보니 좀 더 서술할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전에 쓴 "시크릿" 되새김질 글에서는 실제적인 예시가 없이 제 느낌을 적었습니다만 이번 글에서는 실례를 몇 가지 들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요금/세금 고지서는 수표책이다 ?

책에서 소개한 사례 중에 각종 고지서를 받았을 때를 설명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이야기 속 주인공(?)은 해당 고지서를 고지서가 아닌 자신의 (미래에 벌어 들일 돈의) '수표책'이라고 여긴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고지서를 바라 보는 그의 태도 자체는 어떨까하는 질문을 해 봅니다.

긍정적인가요? 아니면, 부정적인가요? 


고지서를 바라보는 주인공의 태도는 부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고지서(사실,fact)'를 '수표책(허상)'이라는 다른 존재로 바꿔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본인의 마음 속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 아닐까요? 고지서란 것은 나쁜 것이니 회피하고 싶은 심리인 겁니다.

그러면 또 다른 질문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고지서'란 것은 나쁜 것인가요? 아니면, 좋은 것인가요?

 
 이 물음에도 속임이 있습니다.

'고지서'란 것은 내가 사용한 것에 대해 부담해야 하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것은 사실을 알려 주는 것이기에 '좋다'거나 '나쁘다'할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고지서는 나쁜 것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내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를 무마하는 반작용으로서 '가짜 수표책'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긍정'적인 생각일까요?

만약, 부정적인 '고지서' 이미지가 없었다면 '수표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필요 조차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얼마나 불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눈치 채셨는지요? 

두 번째, 왜 내게 이런 시련이 닥치는가?

책에 있었는지 기억은 없습니다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부분 원망하는 것이 큰 병이나 커다란 좌절을 경험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왜 이리도 중한 병이 나한테 온거지?  
나처럼 착하게 살아 온 사람에게 오지말고 다른 나쁜 사람에게나 갈 것이지 말이야!


자연을 돌아 보면 그 대답을 알 수 있습니다. '생노병사'란 것이 어떤 특정한 존재에게만 오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자연의 것들을 통해 배웁니다. 그렇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심정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 여기다 보니,개인적인 괴로움이 따라 옵니다. 병은 누구에게나 아무 때나 올 수 있습니다. 개인별 생활 양식의 차이로 인해서 발병하고 안하고의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자연의 이치에서는 병이란 것도 자연스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혹자께서는 네가 큰 병에 걸려 보지 않아서 그런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네..저도 사람인지라 크게 아프면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아픈 것은 '사실'입니다. 저도 아프면 아프다고 살려달라고 애원할 겁니다. 하지만, '사실'을 다른 것으로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있는 사실을 받아 들이는 것이 병을 치료하지는 못할지라도 심적 고통을 늘이지는 않을 것임을 압니다. 병들어서 아픈 것에 더해서 자신이 겪지 않을 일을 겪는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 또한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고통(사실)을 받아 들인다면 사실을 부정하는 생각이 없기에 심적인 고통도 없을 것이란 것이 합리적인 생각이 아닐런지요?

'사실'은 있는 그대로임을 다시 한 번 새겨봅니다.
 
회사에서 받은 가을 추천 도서 중 한 권인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스님은 이제 계시지 않습니다만 스님께서 남겨 두신 향기로운 가르침은 
나를 성찰하고 깨어 있도록 해 줍니다.
마음 공부를 하시는 선승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가르침 중 하나가
'놓아버리라'는 말입니다. 

놓아버린다.

무슨 뜻인지 잘 압니다.
(안다고 하고 모른다고 헤아립니다)

이와 관련해서 오늘 아침 출근 길에 문득 떠오른 단상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마음과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느 쪽을 더 놓아버리기 쉬울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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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질문에 속임이 있음을 알아채셨습니까? 후후...
내 마음 속에서 이러한 비교나 판단이나 생각이 있는 한
절대로 ''는 그 어떤 것도 놓아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입니다.

바로 이것이 '걸림'이 아니겠습니까?

걸림을 만드는 것은 '집착'입니다.
'날 것' 그대로인 것[자연]에 다른 형상, 다른 생각을 집어 넣어서
오히려 마음을 번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대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그대로 듣지 않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고, 그리 해석하고)
그대로 느끼지 않습니다. (싫은 것은 거부합니다.)

자신의 내부를 살펴서(관찰/경청),
쓸데 없는 것(망상/허상/판단)에 정력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알아채는 것만으로 집착으로 부터 진정한 자유를 얻습니다.
진정으로 놓아버릴 수 있습니다.

집착하는 마음이 드는지를 또한 살피고 있다면
이 또한 무한히 반복될 고통의 시작입니다.

알아채는 것은 순간이고, 저절로 일어납니다.
저절로 알아채지 못하는 것은 거짓입니다.

주간 업무 회의를 진행할 때에 있었던 일입니다.

 

프로젝트 진행이 잘 않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늦어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마냥 기다리지 말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분들끼리 적극적으로 협의를 해서 일정안에 끝내야하지 않겠냐고 하였습니다.

내용으로만 보면 문제가 없다고 느끼실지 모르시겠지만
당시 회의를 끝내고 나서 뭔가 마음 속에 꺼림직한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목소리 톤이 평상시 보다 좀 더 높지 않았나?'

'듣고 있는 담당자가 거북한 것 같았는데?'

'일방적으로 업무를 강요한 것은 아닐까?'

등의 느낌이었습니다. 
내 자신이 담당자라면 싫어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들이었지요.

 * 회의 때의 느낌:

 '그 일을 하기 싫어서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왜 빨리 빨리 진행하지 않는 것이죠?'

 '이번 일이 일정대로 되지 않는 것은 바로 당신 책임이고
  그 때문에 우리팀 평가도 좋지 않을거야!'

* 실제 전달하고자 한 의미: 

'프로젝트를 정해진 일정내에 끝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현재는 일정대로 가고 있지 못하고 있는것 같아서
제 마음이 불안불안하고 조바심이 나고 있습니다.
혹시,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팀간 협의, 추가 인력 투입 또는 상시 업무 조정 등등)

결국, 정해진 일정대로 업무를 완수해서 좋은 평가(칭찬)를 받고 싶은데
그렇지 못할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한 제 자신이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회의 때에는 '남 탓(비난,책임 전가)'을 하고,
담당자를 질책하는 모습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담당자에게는 바로 다음날, 의미 전달을 잘못한데 대해서 사과를 하고,
실제 제가 느끼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이야기 했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아내서
다른 분께 정확하게 그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았습니다.

또, 내 자신을 정직하게 관찰함으로써
보다 쉽게 내가 바라는 바를 알아낼 수 있음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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